서양 포스트펑크의 명곡. 먼저 들어보면 좋은 인기곡 모음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에 등장한 ‘포스트펑크’는 펑크 록의 정신을 잇되,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사운드를 추구한 서양 대중음악의 중요한 무브먼트입니다.
어둡고 멜랑콜릭한 분위기, 높은 예술성과 사회를 예리하게 바라보는 가사가 특징인 이 장르는, 시대를 넘어 현대의 밴드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펑크’라는 단어만 듣고 놀라실 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이 글에서는 일본을 포함해 열성적인 팬이 많고 2000년대 이후 리바이벌 붐도 있었던 ‘포스트펑크’의 정석 명곡들을 소개합니다.
초보자분들도 꼭 확인해 보세요!
영미권 포스트펑크의 명곡. 먼저 들어봤으면 하는 인기곡 모음(1~10)
Once in a LifetimeTalking Heads

토킹 헤즈가 1981년에 발표한, 포스트 펑크 장르에서 기념비적인 곡이라 할 수 있겠죠.
어느새 인생이라는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었던 자신을 문득 자각하는 생생한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스스로의 선택이라고 믿었던 것이 사실은 그렇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낯설고 신비한 감각을 경험해 본 분도 많지 않을까요? ‘날들은 흘러간다’는 뉘앙스의 표현은, 일상의 자동 조종 상태에서 벗어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상징하는 듯합니다.
인생의 어떤 순간에 발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고 싶을 때 곁을 지켜주는, 그런 사색적인 한 곡입니다.
A ForestThe Cure

잉글랜드 출신 밴드 더 큐어가 만들어내는, 안개 짙은 숲속을 영원히 떠도는 듯한 세계관이 그려진 곡입니다.
불길하게 울려 퍼지는 베이스와 독특한 부유감, 그리고 포스트펑크 특유의 팽팽한 긴장감이 듣는 이를 미스터리한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가사 속에서 ‘소녀’를 계속 찾아 헤매는 주인공의 모습에, 손이 닿지 않는 꿈이나 답이 없는 질문을 계속 찾아 헤매는 자신의 모습을 겹쳐 보는 분도 많지 않을까요? 결코 찾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찾아야만 하는, 그런 허망한 감정이 문득 깊은 성찰을 이끕니다.
포스트펑크 특유의 어둡고도 아름다운 매력이 가득한, 한 번 들으면 귀에서 떠나지 않는 명곡입니다.
TransmissionJoy Division

영국 맨체스터가 낳은 전설, 조이 디비전의 대표작! 포스트 펑크의 문을 여는 데 이보다 더 어울리는 곡은 없을 거예요.
곡을 이끄는 피터 훅의 고음 베이스의 물결에는 절로 전율이 오르죠.
그 위에 겹쳐지는 이언 커티스의 깊고 허무한 보컬은 마치 영혼의 절규 같습니다.
여러 번 반복되는 ‘라디오를 들어라’라는 구절은, 고독과 소외감을 증폭시키는 사회의 잡음을 표현한다고들 합니다.
어둡고 차가운 질감 속에, 댄스 플로어를 흔들 만큼의 충동적 에너지가 숨겨진 이 곡.
그들이 처음으로 관객의 마음을 진정으로 사로잡았다는 일화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명연입니다.
The Killing MoonEcho & the Bunnymen

짐 모리슨을 떠올리게 하는 내성적인 보컬이 인상적인 영국 밴드, 에코 앤 더 버니멘.
1984년에 발표된 ‘The Killing Moon’은 밴드 스스로도 최고 걸작이라 자부하는 불후의 명곡입니다.
영화 ‘도니 다코’의 상징적인 장면에서 흐르던 것을 기억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포스트펑크의 틀을 넘어선 장대한 스트링스와, 어딘가 동유럽을 떠오르게 하는 기타 선율이 어우러진 네오사이키델릭 특유의 사운드는 마치 한 편의 영화와도 같습니다.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을 노래한 심오한 가사 세계가 이안 매컬러크의 깊이 있는 보컬과 함께 듣는 이의 마음에 은은하게 스며듭니다.
WardanceKilling Joke

마치 지구 자체가 분노의 함성을 지르고 있는 것 같아! 1980년에 영국의 킬링 조크가 선보인 포스트펑크 명곡 ‘Wardance’.
그 지나치게 삭막한 사운드에, 처음 들었을 때 충격을 받은 분들도 많지 않았을까요.
냉전하의 긴박감을 그대로 소리로 옮긴 듯한, 부족적인 드럼과 금속을 가르듯 날카로운 기타.
그 위로 울려 퍼지는 재즈 콜먼의 포효는 말 그대로 ‘전쟁의 춤’을 떠올리게 하는 불길한 의식 같아요.
이 팽팽한 긴장감의 사운드에는 당시 사회가 안고 있던 핵전쟁에 대한 공포와 분노가 응축되어 있는 듯해, 저도 모르게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Marquee MoonTelevision

뉴욕 출신 밴드 텔레비전이 1977년에 발표한 포스트펑크 역사에 눈부시게 빛나는 명곡입니다.
연주 시간이 10분을 넘지만, 그 길이를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청자를 몰입시키는 매력이 있어요.
톰 벌레인과 리처드 로이드라는 두 천재 기타리스트가 엮어내는 선율은 마치 빛의 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태피스트리 같습니다.
펑크의 초기 충동과는 선을 긋는 지적이고 쿨한 긴장감이 정말 매력적이죠.
도시의 밤 풍경이 눈에 그려지는 듯한 시적인 가사도 훌륭하고, 이 곡이 이후 많은 밴드에 영향을 준 것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기타가 주인공인 록 역사에 남을 걸작입니다.
Whip ItDevo

미국 출신 디보가 선보인 대히트곡 ‘Whip It’.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신시사이저 리프와 기계적인 비트는 마치 미래의 응원가 같죠! 겉으로는 “힘내”라고 등을 밀어주는 긍정적인 노래이지만, 그들이 내세운 ‘인류는 퇴화한다’는 날카로운 콘셉트를 알게 되면 인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문제에 맞서라고 반복하는 가사는 당시 낙관적인 미국 문화에 대한 풍자였을지도 몰라요.
이 곡의 진짜 의미를 알았을 때, 단순한 팝송이 아닌 깊이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캐치한 사운드에 숨은 지적인 유머에 절로 감탄하는 분들도 많지 않을까요?





